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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구의 들개 」
내기할까.
이긴 놈이 지고, 진 놈이 이길 때까지.
Ray Lilphin
레이 릴핀
1등 항해사 :: 59 Y :: 183 Cm :: 97 Kg

부스스한 흰머리는 원래 머리카락이 어떤 색인지도 모를 만큼 하얗게 셌다.
흥분, 혹은 피로감 등으로 살짝 충혈된 눈.
여러 옷을 레이어링해서 온 몸에 걸쳐 입었다. 어깨나 허리에 두른 가죽 벨트는 각기 나름의 쓸모가 있다는 듯.
전체적으로 푸른색의 상의, 짙은 회색의 하의를 입고 있으며, 바닷물을 잔뜩 먹어 굳어진 가죽 부츠를 신고 있다.
자신감 있는 / 대범한 / 호탕한
"즐거운 예감은 어디에서 오는지 아나?"
59년. 그가 크레센트에 나고 자란 지 어언 반백 년이 지났다. 그동안 그는 수많은 일을 겪었고 그 경험이 나이테처럼 켜켜이 쌓여 마침내 어엿한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났으니. 나무는 저를 자라게 하고 또 흠집 나게 한 모든 것을 기억한다. 받아온 애정은 스스로를 긍정하는 힘이, 난관은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되었다. 그는 그렇게 쌓인 자신의 경험을 믿는다. 그 믿음은 자신감으로 연결되고 곧 곤란한 일에도 곧잘 도전하는 대범함으로, 또 그 결과가 성공 혹은 실패여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호탕함으로도 나타난다.
유연한 / 융통성 있는 / 적응력 있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다. 순망치한이라고 하던가. 뭐, 그게 아니라고?"
제가 처한 상황을 나름대로 파악하고 이를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제 능력과 자산을 살피어 적절히 사용할 줄 아는 융통성을 갖췄다. 적응력도 강해 변화를 겪어도 그 환경에 저를 뚝딱뚝딱 맞추기를 어려워하지 않는다. 어디에 던져놔도 배는 굶지 않을 것 같지. 스스로 그어놓은 정도를 넘지 않는다면 그는 이전까지의 자신은 아깝지 않다는 듯 변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가벼운 / 즉흥적인
"그러니까- 내가 이길 때까지 내기하자는 거다."
실상 레이와 어울리면 그에게 어울리는 단어는 자신감, 융통성이라는 멋들어진 것보다 깃털 같은 가벼움 따위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이 훼손되지 않는 한 흥겨운 분위기에 스스로를 던져 넣고 그것이 주는 혼란에 휩쓸리길 좋아한다. 그런데 룬티카의 축제라? 그를 처음 만난 자리가 축제라면 첫인상은 항구를 어슬렁거리는 들개에 가까울 것이다. 누군가 술을 사준다고 하면 졸랭졸랭 따라가고 수틀리면 입질이나 하는 등. 그는 그때그때 만나는 인물과 사건에 즉흥적으로 반응하고 그에 따른 결과에 낄낄대기 좋아한다. 만약 실수라도 저지르면 "거 사과하지." 눈치 적당히 보다가 이리 어물쩍 넘어가려고 들 것이다.
짓궂은 / 유치한
"그게 내 탓이냐. 내 탓이라고? 아닌데~."
그는 종종 짓궂은 장난은 물론, 퍼스널 스페이스나 낯선 사람에게 으레 갖는 거리감 안쪽으로 치고 들어오곤 한다. 그때 상대가 보이는 반응이 어떠할까 궁금하다는 듯. 이때 상대가 강하게 나온다면 장난질의 정도를 조절하고, 약하게 나온다면 더 깊숙하게 찔러 보는 것이 못됐다고 할 수 있다. 상대가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면 그동안 던진 가벼운 말이나 행동을 거두는 최소한의 상식은 갖췄으니 스스로에게나 타인에게나 다행이지.
탐욕스러운 / 낭비벽이 있는
"먼저 주운 사람이 임자니까 말이다. 민첩한 하루 되거라."
매일 만나던 상대가, 갖고 놀던 장난감이 아닌. 새로운 인물과 유흥거리, 사건사고가 넘실대는 축제를 맞이하야 그간 억제한 -아무도 억압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의 절제력과 자제심은 폭발해버렸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제 앞에 놓인 즐거움을 죄다 물어뜯고 맛보겠다는 생각뿐. 그는 재갈이 풀린 이 상황을 충분히 즐기며, 조만간 돌아갈 일상에서 사용할 에너지를 비축하려 들 것이다.
【 특이사항 】
좋아하는 건 예민한 사람. 대하기 어려워하는 것도 예민한 사람.
강한 사람에게는 강하게, 약한 사람에게는 약하게 군다. 그런데 상대가 정말 강한 사람이라면?
넓은 보폭으로 흔들흔들, 이리저리 다니며 냄새 맡는 개처럼 재밌는 걸 찾아 들쑤시고 다닌다.
선원에게 알바트로스는 육지가 근처에 있음을 알리고 또 죽은 뱃사람의 영혼을 나르는 새라고 믿는다. 따라서 레이에게 알바트로스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 때문에 그가 알바트로스 지하 도박장을 들락날락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박에 흥미 있으며, 도박장이 주는 분위기에 푹 빠지기를 좋아한다. 빈털터리가 되어도 "즐겼으니 됐잖는가?" 이리 낄낄대며 바닥에 누가 흘린 칩이라도 있는지 어슬렁거리곤 한다.

술, 그리고 데스매치
들뜨고, 고양되고, 어지럽고. 왜 이런 꼴이 되었지? 손에 닿는 차가운 물 한 잔 하니 조금은 맑아진 시야에 뭔 길쭉한 가면을 쓴 자가 보인다. 그렇지이, 이 자칭 의사라는 자와 제법 대화가 통해서 잡담을 떨다 보니 술집에서 이모양 이꼴이 되었다. 와중에 상대는 아직 멀쩡한 걸 보니 짜증도 나고. 아무튼 그 하룻밤이 즐거웠냐고 한다면 퍽 그랬노라 할 수 있었기에 종종 같이 술을 마시곤 한다. 가끔은 내기 한판도 하는데, 그때 내가 거는 거이 나의 자유권이라고 한다면 절대 질 수가 없지. 아무튼 같이 어울리기에는 즐거운 놈이다.




어르신, 배편을 알아보시는 중일까요?
룬티카 남부의 항구. 담배를 피우고 있나, 아니면 럼주 따위나 마시고 있나. 그때 저에게 향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니. "선원이신가요? 배편을 알아보고 있는데요." 그쪽을 향해 보는데 저에게 말을 건 이의 등 뒤에 태양이 있어 눈이 찌뿌려진다. 웃긴다, 나를 진짜 선원으로 보는 놈이 있을 줄은. 아닌데. 이건 축제 의상인데. 그런 말 대신 "그럼요. 초승달 어디든 모셔다드릴 수 있죠." 하면서 일어나본다. 어라? 햇빛이 거둬지고 드러난 그의 얼굴. 꽤 어릴 지도. 어리니 어수룩하지. 관광객을 선원으로 착각하다니. "배를 찾으시면, 저희 배가 적격일 겁니다." 그 대답으로 다니엘에게 저 자신을 선원으로 속여먹는 레이의 얕은 꾀가 시작되었다.

충직한 예비 부하... 뭐, 아니라고?
항구란 모름지기 별별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 이 신발은 역시 뻣뻣한 걸~ 이런 생각이나 하면서 바닷물에 굳어버린 신발과 씨름을 하는데 어디. 뒤에서 저를 부르는 것 같은 소리에 돌아보니 뭔 머리에 헝겊 같은 걸 뒤집어 쓴 자가 나를 진짜 선원인 줄 알고 짐을 어디로 옮길까, 이런 말이나 하는 거다. 이런 남을 골려먹을 재미를 놓칠 수 없지. 이건 여기로, 저건 이리로 옮겨라, 호령 따위를 하는데 아차! 진짜 짐의 주인이 나타났지 뭐냐. 이러쿵 저러쿵. 중요한 건 내가 그를 골려먹었다는 것이 아니다. 뭐어, 결국 이리 술친구가 되었으니. 해피엔딩, 해피엔딩.




【 성격 】
